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 사이에 평범한 아이. 그것은 평범한 것일까 특별한 것일까? 어쩜 가장 특별한 아이.
이번에는 디즈니 21년 11월에 개봉했던 엔칸토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최근작이어서 그런지 엔칸토는 매우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하며 전보다 훨씬 세련된 음악들로 영화를 한가득 채운 작품입니다. 특히나 k-pop을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루이사의 톡톡 튀는 음악이 끝나고 계속 머리에 맴돌아서 ‘툭툭툭’ ‘툭툭툭’ 거리며 한참을 흥얼거렸던 기억이 있어요.
등장인물
미라벨 마드리갈 – 마드리갈의 가족 중 유일하게 기적의 능력을 받지 못한 영화를 이끌어가는 극의 주인공입니다. 언제나 여느 디즈니의 여주인공들이 그렇듯 미라벨도 모든 일이 주저함이 없고 언제나 당차게 앞을 걸어 나갑니다. 사실 그 모든 용기와 힘의 근원은 가족입니다. 모두가 특별한 가족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평범한 자신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언제나 나서서 모든 일을 하려고 하죠. 할머니는 아무 능력 없는 미라벨을 언제나 다른 가족들을 위해 뒤로 물러나 있으라, 말하고 부모님은 언제나 특별하지 못한 미라벨이 상처를 받을까 무리하지 말라며 에둘러 말하지만 그것조차 미라벨에게는 상처가 됩니다. 하지만 미라벨은 자신의 가족들을 사랑하고 자신 또한 마드리갈의 가족 중 하나라는 것에 긍지를 느끼고 있죠.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미라벨의 능력은 이 가족에 대한 사랑과 화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마 마드리갈 – 마드리갈 가족의 수장, 미라벨의 할머니. 가족을 지키고자 한 남편을 바로 눈앞에서 잃고 막막하던 순간 기적의 능력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기적의 능력으로 엔칸토를 지켜야 한다, 마을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듯 행동하는 면모를 보입니다. 그렇다 보니 가족들에게는 늘 무거운 기대를 짊어지게 하고 엄하게 자신이 자식들과 손자들에게 완벽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게 부담감으로 무너지는 자식과 마음을 닫아버리는 자식은 물론이고 도망쳐 버리는 자식들까지 생겨버리죠. 결국, 알마는 가장 두려워하던 엔칸토 그리고 마드리갈의 집을 무너뜨리는 존재가 되고 맙니다.
브루노 마드리갈 – 브루노의 존재는 극이 진행되는 중간중간 계속 언급이 될 정도로 중요한 역할입니다. 사람들의 묘사 그는 어두운 사람이고 크고 두려운 행색을 한 사람으로 표현되지만 그건 5살 어린 눈으로 본 삼촌의 모습이었고 실상은 겁이 많고 표현이 서툰 어른 남자였을 뿐이었죠. 동생의 생일날 그저 축하하는 마음으로 전한 말은 후폭풍을 몰고 와 폭풍을 몰아치게 했고 그저 사람들을 걱정해 전한 말들은 모두 불길한 예언처럼 여겨집니다. 그렇기에 브루노는 미라벨이 능력을 받지 못하지 불길함을 여긴 어머니의 명령에 미래를 점쳤고 그 점에 미라벨이 등장하자 작은 조카를 지켜주기 위해 도망치는 길을 택합니다. 알마는 말했죠. 그 아이는 가족을 사랑할 줄 모르는 아이라고, 하지만 브루노는 그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엔칸토의 줄거리
기적을 이야기하는 알마와 어린 미라벨의 모습이 등장하며 영화가 시작됩니다. 마드리갈 가족과 엔칸토의 이야기를 미라벨에게 들려주는 할머니. 미라벨은 곧 자신도 다른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마드리갈의 가족답게 새로운 능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득 머금고 문 앞에 섭니다.
그렇게 마리벨에게 무슨 능력이 생기는지 보여주지 않으며 다시 이야기는 이제 막 숙녀가 된 마리벨을 보여주며 제대로 시작됩니다.
안토니오가 새로운 능력을 받는 의식의 날 미라벨은 오늘도 씩씩하고 꿋꿋하게 나서서 집안일을 도우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런 미라벨을 아이들이 따라다니며 마드리갈 가족에 대해 알려달라며 졸라대죠. 그에 미라벨은 너희들 계속 귀찮게 할거구나? 라며 자신의 자랑스러운 가족들을 소개하기 시작합니다.
가족들의 수장인 할머니와 기분에 따라 날씨를 부릴 수 있는 이모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엄마 누구보다 완벽을 지향하는 꽃의 여신과도 같은 큰언니 이사벨라와 산도 들 수 있을 정도의 힘으로 마을의 궂은일을 나서서 하는 작은 언니 루이사. 어떤 멀리 있는 소리도 들을 수 있는 밝은 귀를 가진 돌로레스와 다른 사람의 외형 그대로 변할 수 있는 카밀로. 그리고 절대 언급해선 안 되는 브루노의 이야기.
모두 각자의 능력을 갖춘 가운데 아이들은 미라벨은 무슨 능력을 갖췄냐며 끈질기게 물어옵니다. 그에 마리벨은 어색하게 웃으며 도망치기 바쁘던 가운데 돌로레스가 말합니다. 미라벨은 아무런 능력을 받지 못했다고 말이죠.
마리벨은 자신의 의식의 날. 아무런 능력을 받지 못했던 것이죠. 자기라면 견디지 못했을 거라는 아이의 말에 어색하게 웃는 미라벨. 하지만 미라벨은 가족들의 정말 사랑합니다.
그렇기에 아무런 능력이 없지만, 가족들 곁에서 같이 가족들을 거들고 도우며 함께 하고 싶어 하죠. 하지만 할머니는 말합니다. 다른 가족들을 위해 빠져 있으라고, 괜찮다고 웃는 미라벨에게 엄마조차 무리하지 말라 말하죠. 미라벨의 마음은 아무도 알아주지 못합니다.
그날 저녁 겁을 먹고 의식의 날 숨어버린 안토니오를 찾아 함께 새로운 방의 문 앞에 선 미라벨. 안토니오는 누구보다 의지하고 따르는 누나 미라벨에게 용기를 얻어 문에 손을 대로 새로운 능력이 문 앞에 새겨집니다. 5살 안토니오의 능력은 동물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모두 축하고 즐거운 가운데 미라벨은 그 사이에서 도망쳐 버리고 맙니다. 아무리 숨기려고 감추려고 해도 이 가족들 사이에서 홀로만 평범하다는 것을 견디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겠죠. 그렇게 홀로 집 중앙으로 도망친 미라벨의 눈에 다 무너져가는 까시타(집의 이름)과 기적을 뜻하는 초가 꺼져가는 것이 보입니다.
그에 놀라 당장 가족들에게 다가가 자신이 본 것을 말하지만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고 더욱 차가워진 할머니의 눈가 마주하고 맙니다.
엔칸토 리뷰
어린 미라벨이 능력을 받지 못한 날 할머니는 걱정을 짊어집니다. 이 엔칸토가 마드리갈의 기적이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 그렇기에 브루노에게 미래를 봐달라 청하게 되죠.
할머니 알마는 디즈니에 늘 나오는 그런 빌런은 아닙니다. 그저 가족들을 사랑하고 자신의 마을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이 짊어진 것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일 뿐이죠.
하지만 그렇기에 모든 가족에게 엄하고 불길한 미라벨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은 모습을 꾸준히 보입니다.
그렇기에 이 가족은 누구도 행복한 사람이 없습니다. 어머니의 태도 때문에 언제나 미라벨이 상처받을까 전전긍긍하는 첫재딸부부와 언제나 완벽을 강요받아 왔기 때문에 완벽한 아이가 되어야 했던 첫째 이사벨라. 항상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짊어지고 있어 자신의 능력이 없어지면 자신을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루이사.
페파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피파는 날씨가 언제나 자신의 기분에 달려있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의 기분을 다스려야 했고 그에 강박을 가진 듯 보입니다. 집에 몰래 숨어있는 삼촌을 챙길 정도로 다정한 돌로렐라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사촌인 이사벨라와 결혼해야 하는 것도 그저 지켜보는 것만도 모자라 그 남자가 이사벨라에게 청혼하리라는 것 조차 듣고 있어야만 합니다.
이런 가족 간의 갈등은 까시타가 무너지기 직전 빵하고 터집니다. 마지막까지 가족들을 억압하는 모습에 가족들이 멋쩍은 얼굴을 하며 마음의 문을 닫는 것과 같은 순간 집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엔칸토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족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아무리 완벽해 보여도 속이 곪아 터진 모습을 까시타가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었다는 거로 보여주죠.
그걸 조금씩 보수하고 있던 것은 가족을 생각하지 않는다던 브루노였습니다. 누구보다 가족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은 알마 본인이었던 것이었죠.
곪아 터진 가족들의 관계는 집을 잃고 능력을 잃고 서로의 마음을 터놓은 뒤에야 다시 전보다 아름답고 더욱 완벽하게 돌아옵니다.
이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간의 화합이었고 그것을 이룬 것은 미라벨이죠. 미라벨의 능력은 가족, 그의 화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완벽한 능력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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